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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공주의 기사 2015. 1. 5. 06:41기사의 마음가짐
8명의 왕비님과 64명의 공주님들. 왕비님 한분마다 공주님 8명을 낳으셨다.
우리 왕국은 여성 혈통에게 긴 시간의 삶을 부여하기에 그분들을 엘프라 칭하며,
보통의 시간을 살아가는 자에겐 휴먼이라 칭한다. 나의 기사 칭호는
휴먼-나이트.
어렸을적 늠름한 모습으로 갑옷을 걸쳐 입으셨던 할아버지가 생각나곤 한다.
언제나 자랑스럽게 얘기하시곤 하는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나 또한 기사의 꿈을 꾸었다.
언젠가 한번은 마력의 폭주가 일어난 자신의 오랜 전우가 갑자기 날뛰며 성 안을
부셔갈때 할아버님은 어떻게든 막아보려 노렸했지만 갑작스런 소란에 뛰어온
공주님을 발견하시곤 지체없이 오랜 전우의 가슴에 검을 꽂아 넣으셨다고 하셨다.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전우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고맙네.."였다.
공주님을 위해 가슴에 칼을 꽂았다는 이야기는 잔인하기도 하지만
칼을 쓰다듬으며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나의 가슴은 강철. 이 팔로는 검을 들어올리지만 그 끝은 언제나
공주님의 적을 향할 것이다."
한 팔로 검을 허공에 겨누며 다시금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손질을 시작하셨지만, 그 말 속에 깊숙히 숨어있던 공주님을 향한 충심은
어렸던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이번엔 나의 차례. 공주님을 향한 저의 충심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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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공주의 기사 2014. 12. 28. 09:24기사님 나의 기사님
공주님은 책 위에 두 손을 포갠 상태로 주무시고 계신다. 입가에 침을 흘리고 있는 모습은 보기 흉하니 닦아드리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닦는 도중에 자세 때문에 일어날 오해를 살만한 모습이라던가 곤히 자고 있는걸 깨울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하며 본분인 지킴이 역활을 계속 수행 중이다. 깨어나셨다. 잠시 입가에 있는 침을 팔로 훔치시고는 흐트러진 자신을 다시 가꾸신다. '멋지십니다 공주님.' "따.라와" 무슨 책을 읽고 계셨는지 궁굼하긴 했지만 지금은 공주님과 동행하는게 먼저다.
나는 공주님을 지키는 기사. 왕궁이라고 해서 암살의 위험을 받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모든 사람들을 스치듯 보며
이상한 낌새는 없는지 공주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는 중이다. 공주님과 같이 길을 걷다가
도착한 곳은 왕궁의 무기고. "자~ 이. 곳에서 너의 무기. 골라." 그대로 무릎을 꿇으며, "감사합니다 공주님. 공주님을 지키는
검으로써 언제든지 지켜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무기를 고르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고개를 돌리며 옆으로 보이는 모습이
빨개지신 걸로 봐서 쑥스럽게 해드린것 같아 잠시 죄송스럽긴 했지만 이것은 나의 진심이니 확실히 표현해 드려야만 했다고
생각하며 무기고 안으로 들어섰다. 공주님 곁에 무기고를 지키는 근위병 둘이 서있었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어
입구 근처의 무기들 중 하나를 고르기로 했다. 균형이 잡힌 검. 위력이 강한 도끼 먼거리를 맞추는 활 등등 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는 창고이지만 정말 좋은 무기는 깊은 곳에 있는 만큼 입구의 이러한 병사들 무기들 중 언제든지 가지고 다니기
편하며 뛰어난 무기는 어떤것인가 1초동안 생각. 단검을 고르기로 했다. 숨기기도 좋고 여차하면 박투술도 할 줄 아니까.
"다 골랐습니다. 공주님" "아, 엄..그래? 그럼. 가자." "알겠습니다 공주님" 공주님을 모신다는건 정말 나에게 있어
가장 좋은일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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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공주의 기사 2014. 11. 16. 09:57공주의 기사 1
공주님을 모시는 날이다. 그동안 몇번이고 입어 보았던 갑옷을 장착하고 그분을 뵈러 간다.
우리 가문은 대대로 공주님을 모시는 가문으로써 나 또한 공주님을 성심성의껏 잘 돌봐드려야한다.
공주님보다 수명이 짧은 우리 기사들은 늙어 죽기전에 어느정도의 마음만을 남기고 떠나가야할 존재.
많은 정을 가지지 못하도록 그러면서 공주님을 기쁘게 해드릴 것. 어려운 일.
"공주님을 뵈옵니다." 정중히 무릎 꿇은 자세로 인사하는 내 앞에 나타난 공주님은 아직 어리셨다.
좀 나이 드신 분이였다면 어느정도 괜찮았을텐데.. 좀 더 어려운 일이 된거 같다.
"너에게. 내. 기사. 일을 맡기노라" 말이 끊어지기는 했지만 역시 공주님 다운 어법으로 나의 마음을 울렸다.
"그럼 공주님 처음으로 저에게 내리고 싶으신 일은 있으십니까?" "어, 음...................."
긴 침묵이 흘러갔다. 기사라는 존재는 인내하는 존재 이 정도의 침묵따윈 언제든지 기다려 줄 수 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이런 다리가 저려온다... 이러면 일어설 때 멋진 모습을 못보여 드리겠는데..
10분 후 아직은 괜찮다. 단련한 몸으로 이정도도 못버티면 이상한 일이지.
30분 후 으... 조금은 괜찮다 내 단련한 몸은 아직 괜찮다
1시간 후 잠깐.. 티타임을 가지고 계신듯 한데? 어쩔 수 없다 명령을 내리기 전까진 이 자세 그대로 버티는 수 밖에.
1시간 30분.. .... ... 사실 좀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명령을 내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군.
"...." 이건 이상하다. 아무 말도 없이 기사를 이렇게 방치하다니? 실례인 줄은 알지만 고개를 들어 공주님을 보았다.
책 위에 엎어져서 잠이 드신 공주님.. '나라는 존재는 신경쓰지도 않으신건가' 조금 실망은 하지 않았다고 하면 사람이
아니겠지.. 공주님이 무방비한 상태가 되버렸으니 잠에서 깨어날 때까진 공주님을 지키는 기사로써 그 자리를 지키고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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